우리나라 진보운동에서 큰 흐름이 되어 왔던것이 NL이다. 하지만 현재, 진보세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것 또한 NL이다. 또다른 진보가 보았을때 NL이 당면한 큰 두 문제를 말해 보겠다.
일단 NL의 노선에는 두가지 모순이 존재한다. 내부적 모순과 외부적 모순이다. 내부적 모순은 NL의 철학 자체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띌수 밖에 없는 모순이고, 다른 외부적 모순은 진보세력관의 관계에서 탄생하는 모순이다.
일단 내부적 모순 상황을 보자. 일단 NL의 기본 사상은 민족주의로 자주라는 단어가 기저가 되어 그 위에서 반미, 반일이 탄생한다. 문제는 이런 자주를 중시해서 바라보면, 북한 문제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 많은 종북주의자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들이 진짜로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북한은 우리가 가지지 못한 자주성을 가지고 있다. 나쁜의미든 좋은의미든 말이다. 치킨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미국이 건드는것 자체가 힘들다. 이 같은 이유로 객관적인 시선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쁜것은 이렇게 객관적인 시각을 잃어버리는 것은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주성을 통해 반미, 반일을 외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의 수출의존적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이러한 외침은 결국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비자본가에게 피해가 올 수 밖에 없다. 즉, 진보 세력의 중요한 디딤돌인 노동자 계층이 피해를 입는 것이다.
자주성을 외치면서 잊어버리는 것 한가지는, 자주성은 자주국방을 할 수 있을때에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반전을 외치면서 중립국을 고수하는 몇몇 나라가 있다. 하지만, 중립을 유지하려면 엄청난 군사력이 필요한건 주지의 사실이다. 스위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반전을 외치기 위해서 더욱더 많은 군사력을 가진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 힘이 없는 중립은 결국 전쟁이 일어났을때 굴복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사실 더욱 심각하다. 아직 분단상황에서,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모든 무장을 벗고 상대방에게 다가서면 상대방도 포옹해 줄것이라는 강의석의 주장의 옹호론자가 아니라면, 우리나라의 군사력이 필요한건 정말 당연한 사실이다. 문제는 NL에서는 반전을 말하면서, 국방력의 증가를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을 감돌게 하려는 시도로 본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나라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한, 반전을 위해 최대한 할 수 있는것은 저쪽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국방력을 증대하는 것이다. 중립을 지키려고 국방력을 증대하는 스위스 같이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별수 없는 일이다. 민족도 중요하다. 하지만 민족주의의 시선만을 통해 북한을 본다면, 분명 옳은 판단에는 도달 할 수 없다.
이러한 시선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햇볕정책은 꼭 필요한 정책이다. 북한은 극을 향해 치닫는 상황이다. 체제가 붕괴된다고 할때는 충분히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한의 전쟁 억지책이 바로 지원정책이다. 이 지원을 통해 얻는 외교적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쌀 팔아서 무기를 사고, 군의 관료들이 챙긴다고 하지만, 일단 지원을 받았으면 외교에서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다. 북한의 군사력을 무시할 순 없지만, 미군이 상주하는 이상 이기지는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군 철수라는 진보의 주장과 햇볕정책은 허구라는 수구의 주장이 일맥 상통하게 말이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 외부적 상황에 눈을 돌리자. 가장 큰 문제는 NL이 기득권이라는 것이다. 진보의 가장 큰 가치는 (보수와는 다르게) 어느 누구라도 자유로운 권리를 보장해 줄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 교육, 복지등과 같은 공공재를 다루는 유럽의 진보정당들(대부분이 사민주의를 기저)의 태도는 이러한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NL이 기득권이라는 말은, 이러한 권리를 오히려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득권이라는 것 자체가 보수의 말이다. 즉, NL은 진보의 가치를 어느정도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사실 NL이 관심가지는 소외계층은 조금 의문이다. 물론, 노동자 또는 농민계층에 중요한 문제가 일어났을때 참여는 한다. 하지만, 중요 노선이 아예 그쪽이 아니다. 여성이나 성적 소수자는 고려 대상이 아닌듯 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NL이 진보라고 볼수 있는 것은 기득권층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보 내에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NL은 진보계층의 주류이다. 단순히 사람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진보들의 행동을 어느정도 조정하려 한다. 이것이 바로 NL이 기득권이라는 뜻이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듯, NL은 진보세력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것이 바로 가장 큰 문제이다. 진보세력 내부에서만은 우리가 혐오하는 기득권층의 방식의 힘싸움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 해 주고(무차별 상대주의가 아니다) 그들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겠다고 나서야지 입닫고 귀닫고 앞만보고 가는것은 절대로 좋은 방식이 아니다.
사실 고백하면(글만 봐도 알겠지만), 나는 NL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은 민족주의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두번째 문제도 크다. 진보세력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전혀 진보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정말 조속히 고치는게 좋을것 같다.